“대로변 1층이 텅텅 비었다”…공실 수렁에 빠진 안양일번가 [현장+]
2024.11.07 · 배준형 ·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대로변 1층이 텅텅 비었다"…공실 수렁에 빠진 안양일번가 [현장+]
안양일번가 공실 코로나19 거치며 2.8%→13.97%로 급증
집합상가 공실률 25.48% 달해…경기 남부 1위
자율상권구역 추진에도…활성화 기대감 낮아
다른 개업중개사도 “안양역 일대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가게가 문을 닫은 뒤 3년 넘게 공실인 점포도 여럿”이라며 “예전에는 웃돈을 줘도 못 들어오는 곳이었는데, 이제는 대로변의 목 좋은 1층도 권리금을 받지 않는다. 그래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 임대 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안양역 앞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3.97%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에는 2.8%에 그쳐 경기권에서 가장 낮은 공실률을 보였지만, 약 5년 만에 공실률이 5배 높아졌다.
같은 기간 집합상가 공실률도 25.48%에 달했다. 상가 네 곳 가운데 한 곳은 비어있다는 의미인데, 이는 경기 남부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안양역 인근 상권 공실률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20%대로 치솟으며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제는 상권보다 역을 이용하기 위해 지나치는 길로 인식되는 처지다.
자율상권구역으로 출구 모색하지만…언 발에 오줌 누기"
일대 상권이 공실투성이의 ‘텅 빈 거리’로 전락하자 안양시는 안양일번가를 포함한 안양역 주변 상권을 하나로 묶어 내년 자율상권구역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자율상권구역으로 지정되면 중소벤처기업부의 상권 활성화 사업을 통해 5년간 1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방침이다.
다만 상권 쇠퇴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활성화 기대감은 낮아진 상태다. 20년가량 안양일번가에서 자리를 지켜왔다는 한 상인은 “가게 크기를 줄이며 버텨왔지만, 이제 한계라 최근 폐업을 결정했다”며 “정부 지원을 받더라도 이미 죽어버린 상권을 되살리기에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어떤 상인들은 소비자들이 평촌으로 빠져나갔다고 말하지만, 코로나19 이전까지 장사가 잘됐던 점을 생각하면 핑계일 뿐”이라며 “소비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는데 우리는 수십 년을 제자리에 있었으니 뒤처지는 것도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안양일번가와 같이 높은 공실률로 어려움을 겪는 상권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원철 한양대 교수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온라인 직구나 음식 배달 문화가 크게 늘었다”며 “이커머스 업체들이 신선식품까지 판매할 정도로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면서 기존 상권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경기가 안 좋아서, 인건비가 올라서 장사가 어렵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며 “온라인 쇼핑 문화가 지속되는 이상,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이 아니라면 향후에도 상가 수요가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이 글은 한국경제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에 실린 칼럼을 승인을 받아 옮긴 것이에요. 원문 보기 ↗